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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웃집 불 났는데…“보험료 오른다”며 화재보험 취소한 입주자대표

구청 측 “다시 확인해보라” 지시
보험업계도 “당연히 보상 가능”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아파트 한 세대가 지난달 17일 발생한 화재로 전소된 내부 모습. 화재 보름만인 지난달 30일 기자가 찾은 현장에선 시큼한 탄내가 코를 찔렀고, 벽면과 천장에는 온통 새까만 연기와 분진이 눌러 붙어 있었다. 이정헌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로 전소 피해를 본 가구의 단체화재보험(주택화재보험) 접수를 입주자대표회의가 돌연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전체 입주민에게 단체 화재보험을 가입토록 했지만 정작 피해가 발생하자 ‘개인 세대에서 발생한 화재를 아파트 공동이 부담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이유를 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낮 12시34분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18분 만에 진화됐지만 전체 면적(59㎡) 가운데 83.4%인 50㎡가 소실됐고, 나머지도 그을린 상태로 남게 됐다. 화재 당시 모두 출근한 상태라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재산 피해만 소방 추산 5060만원으로 집계됐다. 화재 원인은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됐다.

세대주 강모(49)씨는 피해보상을 받기 위해 아파트 입주민이 단체로 가입했던 화재보험을 관리사무소를 통해 접수했다. 하지만 5일 뒤 강씨는 ‘단체보험 접수가 취소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오는 13일 화재보험 갱신을 앞두고 강씨의 화재 피해를 보험으로 처리하면 전체 세대가 납부할 보험료가 오른다는 이유로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보험사에 접수 취소를 요청한 것이다.

불이 난 아파트는 지상 19층, 지하 2층으로 화재보험법상 주택화재보험 의무 가입 대상이다. 이에 191세대가 연간 보험료 194만700원을 관리비 명목으로 분담하고 있다. 강씨도 2014년에 이사 온 뒤 매달 관리비를 납부해왔다.

지난달 17일 발생한 화재로 전소된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세대. 전기적 요인에 의한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침실이 당시 화재로 전소된 모습. 이정헌 기자

강씨는 “단체보험에 가입돼 있는 데도 화재 피해를 입은 입주민의 보험 접수를 가로막는 게 입주자대표의 배임이고 재산권 침해 아닌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일보는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 이모(61)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화재 당시 강씨의 집 위층에도 연기가 유입되면서 위층 주민은 병원 치료를 받았다. 단체 화재보험 처리가 되지 않으면 위층 주민에 대한 피해 보전 등도 강씨가 오롯이 부담해야 한다. 문제를 인지한 강서구청 측도 해당 관리사무소에 “보험 접수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해보라”고 지도했다고 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체보험은 가입 대상자 전원을 피보험자로 삼아 피해 규모에 비례해 보상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화재의 고의·중과실이 없다면 당연히 단체화재보험을 통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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